한국역사연구원 소식지 4호

1. 하얼빈 의거 현장 촬영필름 찾기

1911년 러시아 ‘페테스부르크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1911년에 프랑스 기업가가 하얼빈의거 현장을 촬영한 필름을 하얼빈에서 입수하여 프랑스로 가져가서 장기간 방영하였다고 한다(이태진 원장 자료 제공으로 󰡔조선일보󰡕 보도). 이 기사를 근거로 이태진 원장은 2016년~2017년에 걸쳐 연구위원인 안종웅 박사의 협력 아래 프랑스 파리 소재 ‘INA (Institut national de l’audiovisuel) Audio Visual Bibliotheque Nationale’ 등 4개 영상자료기관을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유관 필름의 존재는 목록에서 확인하였으나 현지 자료 보관상의 혼선으로 현 소장 위치는 확인할 수 없었다. 현재도 안종웅 박사에게 의뢰하여 계속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이태진 원장은 󰡔황성신문󰡕이 안중근 의사 순국 후의 블라디보스토크시의 한 영사관에서 하얼빈 사건과 관련된 영화 상영을 보도한 기사를 찾아 이를 근거로 하여 프랑스의 저명 영화사(Pathé frères, 파테 형제)가 하얼빈 의거 현장 필름의 일부와 이토 히로부미 공작公爵의 국장 촬영 필름을 함께 편집하여 1909년에 “Les Funérailles du Prince Ito(이토 공작의 장례)”란 별도의 영화를 제작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수장한 기관을 추적하기로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에서 상영된 필름의 현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2018년 7월 17일에 일본 국립영화아카이브(The National Film Archive of Japan)의 자료를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메이지시기 일본영화작품총목록에서 메이지시기에 제작된 ‘伊藤公一代記’ ‘ハルビンの夢(하얼빈의 꿈)’ 등의 작품을 확인하였으나 이토의 국장 관련 필름은 아니었으며 실물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하얼빈 의거 현장 촬영필름을 샀다는 ‘Pathé frères’ 영화사의 판매 거점이 싱가포르였다는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싱가포르 소장 영화필름을 조사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또한 연구위원인 최덕규 박사(동북아역사재단)의 조사 결과,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동 필름을 상영한 사실도 확인하였다. 이에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 카잔,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서도 필름 소재를 추적할 필요가 있게 되었다.
향후 일본 지방도시 소재 필름보관소, 싱가포르, 파리, 카잔, 모스크바 등에서의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이태진 원장은 2018년 11월 5일 안중근의사기념관 강당에서 열린 한국의 안중근의사기념관과 일본 龍谷大學 安重根平和硏究센터가 공동 주최한 국제학술회의에서 그간의 조사 성과를 정리하여 “안중근 하얼빈 의거 현장 촬영 필름의 행방”(프로시딩, pp. 129-142, 2018. 11. 5.)이란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또한 EBS에서는 이 논문에 근거하여 2019년 하얼빈 의거 110년 특집 기획으로 함께 탐방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를 요청하여 검토해 보기로 하였다.

2. 안중근 재판기록 원본 찾기

1) 자료 조사, 수집의 취지

하얼빈 의거 후 재판과정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 자신의 신분을 여러 차례 밝힌 안중근은 의병투쟁사 ․ 항일무장투쟁사 연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또 그가 옥중에서 집필한 ‘동양평화론’은 한ㆍ중ㆍ일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평화회의체라는 구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서는 사상가로서의 면모가 최근 학계의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안중근 관련 자료의 수집, 정리는 한국독립운동사, 근대사상사 연구를 위한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하얼빈 의거 후의 안중근 재판기록은 의거의 정당성, 재판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연구, 하얼빈 의거의 전모를 밝히는 연구 측면에서도 중요한 자료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현재 알고 있는 안중근 재판기록은 전체 기록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태진, 「旅順 高等法院의 ‘安重根 관계 자료’에 관한 田川孝三의 復命書」, 󰡔역사의 창󰡕, 국사편찬위원회, 2012년 상반기 통권 34호, 2012. 8.). 따라서 전체 재판기록의 탐사, 수집은 항일독립운동사 연구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이다.

(2) 진행 현황

이태진 원장이 그동안 조사한 결과, 뤼순旅順 법원ㆍ뤼순 당안관檔案館, 다롄大連 중급재판소ㆍ다롄 관동법원ㆍ다롄 당안관 도서관 등이 안중근 재판기록 소장 가능성이 있는 기관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이 가운데 다롄 중급재판소가 가장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현재 다롄, 뤼순에 거주하면서 본 조사 사업에 협력하고 있는 장욱도張旭濤 변호사(중국인), 김월배 교수(하얼빈이공대학 영성캠퍼스) 등이 2017년 초부터 수차례에 걸쳐 다롄 중급재판소의 문서 편찬사업 담당자들과 접촉하였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재판기록 원본에 대한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위 두 조사자는 2017년 11월에 서울을 방문하여 이태진 원장과 회동, 다롄시의 중국인민법원에서 출간한 󰡔俄日殖民時期 ‘關東州’ 司法審判硏究󰡕를 전하면서 위와 같은 문서 공개가 제한된 실태를 전하였다. 이 책에는 이 재판소의 소장 자료를 다수 제시하였지만, 재판관련 기록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조사에 직접적 계기를 얻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태진 원장과 두 조사위원은 중국 중앙정부 측으로부터의 협조 지시가 하달된다면 안중근 재판기록의 존재 여부 확인은 가능할 수도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였다. 이에 근거하여 본 연구원은 앞으로도 안중근 재판기록 원본 또는 그 유관 자료를 찾는 노력을 계속하기로 하였다.

이 사업은 국제성이 있는 중요 역사 자료를 원본 사진, 해설 논문, 필요한 외국어 번역문 등과 함께 담아 출간함으로써 국제적 연구 자료가 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2017년부터 시작한 자료 발간 사업이다.

2017년부터 작업을 진행하여 2018년 2월에 발간한 제1집 󰡔韓國에 전하는 永樂大典 – 傳存 경위와 내용󰡕에 이어, 2018년에는 제2집으로 󰡔조선․대한제국이 외국과 체결한 근대 조약문 집람󰡕의 발간 작업에 착수하여 간행까지 마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준비 과정에서 일부 국외 소재 조약문을 추가로 수집할 필요성이 확인되었다. 연구원은 이들 조약문을 이른 시간 안에 수집하기에는 여건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하여 󰡔조선․대한제국이 외국과 체결한 근대 조약문 집람󰡕의 간행을 일단 연기하기로 하였다.

이에 2018년에는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에 소장된 󰡔이등공작만주시찰일건伊藤公爵滿洲視察一件󰡕을 간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이등공작만주시찰일건󰡕의 자료적 가치와 발간 의의에 대해서는 <Ⅲ. 2019년 주요 연구 사업 – 4. ‘石梧 역사연구자료 시리즈’ 간행사업> 참조). 그러나 이 자료는 약 5천여 건, 총 6,198쪽의 방대한 분량이어서 2018년 안에 자료를 정리, 출간하는 것이 어렵다고 준비 과정에서 결론을 내렸다.

이에 연구원은 󰡔이등공작만주시찰일건󰡕을 ‘石梧 역사연구자료 시리즈’ 제2집으로 준비하되 2019년 중반 무렵에 출간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이를 위해 책정했던 해당 예산은 2018년 9월 개최 예정이던 ‘대한제국 양악대 창설 117주년 기념 제1회 탑골공원 대 음악축제’의 특별사진전을 연구원이 주관하여 개최하는 데 사용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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